'22.11-포르투갈 여행(포르토)
몸살+두통 등등 다양한 증상으로 골골대면서 간신히 포르토 숙소에 도착했다. 불행 중 다행인 건지, 숙소를 상 벤투 역 안에 있는 'The Passenger Hostel'로 예약을 해 둔 덕분에 기차에서 내려 5분(?)만에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. 역에서 숙소로 가는 방향 물어봤는데, 친절하게 알려주고 같이 걸어준 브라질 형 감사합니다..😁
11/27
전날 너무 아팠던 게 코로나 면역반응인 건지, 체력이 다 떨어져서 아팠던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돼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 씻고 다시 늦잠을 좀 잤다. 10인 혼성 도미토리였는데... 역시 나는 별로 신경 쓰이는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. 오히려 다양한 외국인들이랑 소소하게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겨서 정말 피곤할 때 아니면 재밌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. 갑자기 이상한 곳으로 새는 것 같지만, 호스텔에서 나눈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면...
- 미국에서 온 엔지니어 친구들. 여자 두 명이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, 남자친구가 껴달라고 해서 데려왔다고 하던 세명. 이 친구들이 오기 전에는 내가 정말 리스닝이 개판이구나 싶었는데... 본토 미국인의 발음은 정말 잘 들려서 신기하게 느껴졌었다ㅋㅋ
-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문신이었는데, 그 문신의 주제 중 상당수가 나이키 '조던'이었던... 첫인상 무서웠던 형(?). 문신 멋있다고 칭찬하면서 간단히 얘기해 봤는데, 생각보다 수줍음이 많은 것처럼 느껴졌었다.
- 독일에서 온 대학생. 본인이 보기에는 프랑스, 이탈리아, 스위스 어딜 가던지 너무 비슷한 느낌이라 지겹고 (동유럽 어디 한 나라.. 이스탄불이었나(?)는 좀 색다르다고 했다.) 본인은 아시아가 너무 가 보고 싶다고 했었다. 도쿄, 홍콩만 얘기하길래 내가 한국도 좋다고 하고 나서야 맞장구 쳐주던 친구 ㅋㅋ
- 마지막으로, 서로 인스타 맞팔도 하고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한 브라질에서 온 디오고(?) 띠오고(?) - diogo브라질에 살 때는 본인이 직접 숙소를 운영도 했었고, 지금은 호스텔에서 일을 하면서 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. 내가 영어를 잘 못해서 나랑 대화가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냐고 물었더니, 자기도 잘 못하고 우리는 정말 잘 대화하고 있다며 토닥여준? 서위트한 친구였다. 인스타 갬성은 조금 부담스럽지만....?
아무튼 늦잠을 좀 자고, 슬슬 배가 고파서 로비로 나와 호스트에게 주변 맛집에 대한 정보를 캐내보았다.
그 결과 얻어낸 식당은 "Brasao Aliados"라는 곳이었고, 프란세지냐(Francesinha)가 포르토? 포르투갈? 의 전통적인 요리라고 추천을 받아서 한번 먹어보고자 했다.
아무 생각 없이 추천받은 식당으로 갔는데, 하필 웨이팅이 꽤 길어서 포기하려 했는데 직원이 혼자인지 물어보더니 다른 지점인 "Brasao Coliseu"에 전화를 해볼 테니 잠시만 기다리라 하고 사라졌다.
이때쯤... 비 와서 춥고, 배고프고, 몸은 아파서... 약간 포기하고 그냥 맥도날드나 갈까 고민했었는데, 점원이 나오더니 약 30분 정도 뒤에 들어갈 수 있게 해 두었으니 시간 맞춰 가라고 해주었다. 마침 걸어서 10~15분 거리에 있기도 했고, 가는 길에 그렇게 유명하다는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 "Nata"를 먹어보고자 다시 걷기 시작했다.
그래서 가던 길에 들른 곳은 "Fabrica da Nata" (파프리카 다 나따)였는데, 호기심에 하나를 주문해서 먹어보고 바로 눈이 돌아가서 오렌지 주스 한잔과 나타 하나를 더 주문했다. 이때부터 1일1나타를 실천하게 돼버렸고, 한국에 와서도 웬만한 에그타르트는 만족하지 못하는 입이 되어버렸다...🥲

나타를 맛나게 먹고 도착한 식당은 생각보다 더 분위기가 좋아서 감탄할 만했고, 역시나 웨이팅 줄이 길었지만 나는 웨이팅 없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기분 좋았다.
들어가서 2인석에 혼자 앉아서 메뉴를 구경하는데 나타를 너무 맛나게 먹은 탓인지 기분이 좋아져서... 컨디션이 좋다고 착각한 채 맥주와 "Francesinha"를 주문했다. 맥주도 뭔가 특색 있는 걸 맛보고 싶어서 뭔가 시켰는데... 별로 맛있지 않아서 그런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...🙄
프란세지냐는 다양한 종류의 고기와 치즈로 만든 샌드위치에 소스를 끼얹은 요리였다. 첫 몇 입은 고기와 치즈의 조합으로... 정말 맛있게 느껴졌다. 하지만 이후에 포르토 여행 전반적으로 느꼈던 것처럼 요리가 내 입에는 너무 짜서, 마지막에는 약간 물리는 느낌이었다.

나쁘지 않은 점심을 먹고 나니, 몸이 무겁긴 한데 막상 또 숙소에 바로 들어가서 쉬자니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.
마침 비도 부슬비라 돌아다니는데 무리가 될 것 같지도 않고, 주변에 아줄레주로 유명한 성당이 있어서 산책 겸 구경을 하러 가기로 했다.
유럽 여행은 항상 이런 식인 것 같다. 걸어서 15~20분이면 가깝지 뭐 하고 출발했다가 결국 하루 종일 걸어서 저녁에는 그로기 상태로 돌아다니게 되는...

성당 구경을 하고 다리가 너무 아파서 바로 옆에 있는 젤라또 가게에 들어가서 아이스크림 하나 시키고 좀 쉬고자 했다.
그 와중에 점원분한테 "감사합니다"... 를 스페인어로 했다가 포르투갈말로 하라고 교육받고? 재밌는 경험이었다.
젤라또 가게가 마침 해리포터 촬영지인 "렐루 서점" 바로 옆이라 현장에서 바로 예약하고 들어가 구경해 보았다. 예약을 하고 앞에 줄 서있는데... 미칠듯한 폭우가 갑자기 쏟아져서 주변 사람 모두가 쫄딱 젖은 건 유감...
렐루서점은 이후에 다른 한국인 동행들이랑도 얘기를 해 봤는데 평가가 대부분 비슷하게 "굳이?"였다. 생각보다 볼거리도 없고, 그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봐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었다. 그렇다고 또 안 가보자니 아쉽고... 한번 보는 걸로 딱 좋은 것 같다.

1일 차 한 번에 다 쓰려고 했는데, 일기처럼 쓰다 보니 생각보다 글이 길어진다.
내일 1일 차 마무리부터 다시 써봐야겠다.
끝!